
솔직히 26년 된 게임에 신직업이 나온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디아블로 2는 이미 완성된 게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직접 악마술사를 키워보니 이건 단순한 업데이트가 아니라 게임 전체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수준이었습니다. 초반부터 화려한 스킬 연출과 다양한 빌드 가능성을 보면서, 오랜만에 디아 2에 다시 손이 가게 만든 직업이었습니다.
악마술사만의 3가지 스킬트리 구조
악마술사의 스킬트리는 카오스(Chaos), 엘드리치(Eldritch), 데몬(Demon) 세 가지 계통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스킬트리란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기술 체계를 의미하는데, 각 계통마다 완전히 다른 플레이 방식을 제공합니다.
데몬 계통은 소환수 중심입니다. 염소인간부터 시작해서 오염된 자, 파멸자까지 다양한 악마를 소환할 수 있는데, 네크로맨서처럼 시체가 필요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제가 직접 써본 결과 염소인간은 탱커 역할을 하면서 꽤 오래 버텼고, 오염된 자는 원거리 광역 공격으로 몹 처리가 빨랐습니다. 악마 숙련 스킬을 찍으면 소환수를 두 마리까지 유지할 수 있어서, 원거리 둘이나 탱커 하나에 딜러 하나 조합도 가능합니다.
엘드리치 계통은 단검 전투와 마법 공격이 섞여 있습니다. 주술 재앙으로 단검을 강화하면 평타만으로도 적의 방어력과 명중률을 깎을 수 있고, 다르 스킬을 배우면 근접 휘두르기 공격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에 단검을 던지는 투척 스킬까지 있어서, 한 계통 안에서도 근거리와 원거리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카오스 계통은 화염 기반 광역 마법입니다. 화염 파도 같은 스킬은 소서리스의 블리자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범위가 넓고 데미지도 강력합니다. 제가 레벨 18 때 이 스킬만으로 초반 파밍을 거의 해결했을 정도로, 초반 체감 성능이 매우 좋았습니다.
단검 빌드와 칼날이동의 활용
단검 빌드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실용적이었습니다. 주술 재앙으로 단검을 강화하면 평타 공격만으로도 적의 방어력을 깎아서, 이후 공격 효율이 계속 올라갑니다. 여기서 DPS란 초당 피해량(Damage Per Second)을 뜻하는데, 방어력 감소 디버프가 쌓일수록 실질적인 DPS가 크게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다르 스킬은 근접 회전 공격인데, 공속과 범위가 스킬 레벨에 따라 증가합니다. 저는 올 마력 빌드로 육성했는데도 근접전이 충분히 가능했고, 가끔 크게 휘두르는 강공격이 나가면서 주변 몹이 한 번에 정리되는 쾌감이 있었습니다. 주술 처단 스킬을 찍으면 적을 처치할 때 폭발 효과가 발생해서, 단검 빌드로도 광역 사냥이 가능합니다.
칼날이동은 악마술사만의 이동기입니다. 단검을 던진 위치로 순간이동하는 방식인데, 소서리스의 텔레포트만큼 빠르진 않지만 마나 효율이 좋고 쿨타임도 짧아서 실전에서 충분히 쓸 만했습니다. 특히 위험한 상황에서 빠르게 빠지거나, 아이템 파밍 시 이동 속도를 올리는 데 유용합니다.
근접 전을 하다 보면 위험할 수 있는데, 주술 방어 스킬로 보호막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보호막이 있는 상태에서 피격되면 공격자를 기절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다수의 적에게 둘러싸여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보니 근접 빌드의 생존력을 크게 높여주는 핵심 스킬이었습니다.
화염 마법 빌드의 압도적인 범위
화염 파도는 악마술사의 대표 광역기입니다. 스킬 레벨 1~2단계에서도 투사체가 여러 개 나가면서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데, 무기를 빼고 써도 대미지가 충분히 나올 정도로 기본 성능이 뛰어납니다. 저는 레벨 8까지 찍어봤는데, 화면 절반을 뒤덮는 화염이 쏟아지면서 몹이 순식간에 정리되는 걸 보고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 스킬의 진가는 일자 구간 맵에서 드러납니다. 핀들스킨 사냥이나 좁은 통로에서 앞뒤로 화염이 퍼져나가면서, 몹을 거의 손 안 대고 처리할 수 있습니다. 초반 육성 단계에서는 이 스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파밍이 가능했고, 마나 효율도 나쁘지 않아서 포션 소비가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화염 저항이 높은 적 상대로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디아블로 2는 몬스터마다 속성 저항이 다르기 때문에, 화염 빌드만으로는 막히는 구간이 분명 있습니다. 이럴 때 소환수나 단검 스킬을 보조로 활용하면 안정적으로 육성할 수 있습니다.
악마술사는 분명 신선하고 강력한 직업입니다. 26년 만에 나온 신직업답게 화려한 연출과 다양한 빌드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장점을 한 번에 가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듭니다. 소환, 근접, 원거리, 이동기까지 다 갖춰서 기존 직업들의 개성이 상대적으로 흐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오래된 게임에 이런 변화를 과감히 넣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고, 당분간 디아 2에 다시 빠져들 이유가 생긴 건 확실합니다. 빌드 조합에 따라 완전히 다른 플레이가 가능하니, 여러 스타일을 시도해 보면서 자신만의 빌드를 찾는 재미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