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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을 구할 때 부엌이 따로 없는 구조라는 걸 알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요리를 자주 할 것 같지도 않았고, 방 한쪽에 미니 냉장고와 전기포트 정도만 놓으면 되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부엌이 없다는 게 생각보다 큰 제약이었습니다. 물을 쓸 공간도, 재료를 손질할 공간도 마땅치 않아서 처음 몇 달은 거의 배달과 편의점 음식으로 버텼습니다. 그러다 조리도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방식을 바꾸면서, 지금은 부엌 없는 방에서도 웬만한 요리는 직접 해먹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정리해봅니다.

    1. 물 쓰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습니다

    부엌이 없는 방의 가장 큰 문제는 물을 쓸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채소를 씻거나 그릇을 헹구는 것도 한두 번이지, 매번 그렇게 하려니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세면대 높이도 조리용으로 쓰기엔 낮아서 허리가 아플 정도였습니다.

    이 문제는 폴딩形 개수대를 하나 들이면서 어느 정도 해결됐습니다. 접이식으로 되어 있어서 평소엔 접어서 벽에 세워두고, 쓸 때만 펼쳐서 방 한쪽에 놓고 물을 받아 쓰는 방식입니다. 물은 화장실에서 받아와야 하지만, 적어도 채소를 씻거나 그릇을 헹구는 작업만큼은 방 안에서 편한 높이로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을 자주 나르는 게 번거로워서, 큰 용기 하나에 미리 물을 받아두고 그 안에서 필요한 만큼 덜어 쓰는 식으로 바꾼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매번 화장실을 왕복하지 않아도 되니 조리하는 흐름이 훨씬 매끄러워졌습니다.

    설거지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조리 도구가 몇 개 없다 보니 한 끼 요리에 나오는 설거지거리도 많지 않아서, 개수대에 물을 받아 애벌로 헹궈두고 하루에 한 번씩 화장실에서 마무리로 씻는 방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매번 바로바로 씻지 않아도 되니 부엌 없는 방에서의 부담이 훨씬 줄었습니다.

    요약: 폴딩형 개수대와 물 저장용 큰 용기를 활용하면, 화장실을 매번 왕복하지 않고도 방 안에서 물 쓰는 작업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2. 조리도구는 딱 세 가지로 줄였습니다

    처음엔 이런저런 조리도구를 욕심내서 사들였는데, 결국 손이 자주 가는 건 전기포트, 휴대용 인덕션, 전자레인지 이 세 가지뿐이었습니다. 나머지 도구들은 보관할 자리만 차지하다가 결국 정리해서 처분했습니다.

    전기포트는 물을 끓이는 것 외에도 라면이나 즉석국을 데우는 용도로 자주 썼습니다. 휴대용 인덕션은 화구가 없는 방에서 유일한 불 역할을 했는데, 냄비 하나와 프라이팬 하나만 같이 갖춰두면 볶음이나 국물 요리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전자레인지는 데우는 용도 외에도 계란찜이나 채소찜처럼 물을 붓고 랩만 씌우면 되는 간단한 조리에 활용했습니다.

    도구를 줄이고 나니 오히려 요리 결정이 빨라졌습니다. 선택지가 많으면 뭘 써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세 가지로 정해두니 재료만 보고 바로 어떤 도구를 쓸지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세척할 도구도 적어지니 뒷정리 시간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보관 공간도 훨씬 여유로워졌습니다. 예전에는 각종 조리도구가 선반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는 데도 시간이 걸렸는데, 세 가지로 줄이고 나니 한 칸에 다 모아둘 수 있게 됐고 방 안이 훨씬 정돈된 느낌을 주게 됐습니다. 처음엔 이것저것 다 갖춰야 요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다는 걸 지내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도구가 적을수록 관리도 쉽고, 결국 자주 쓰게 되는 것만 남기는 게 좁은 공간에서는 더 효율적이라는 걸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확신하게 됐습니다.

    3. 재료 손질은 미리 몰아서 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공간이 좁다 보니 그때그때 재료를 손질하는 것도 부담이었는데, 장을 본 날 한 번에 몰아서 손질해 두는 방식으로 바꾸니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채소는 씻어서 미리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밀폐용기에 나눠 담고, 고기도 한 번 먹을 분량씩 소분해서 냉동해 뒀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실제로 요리할 때는 손질된 재료를 꺼내서 인덕션에 올리기만 하면 되니, 조리 시간 자체가 짧아지고 물이나 도마를 쓰는 시간도 최소화됐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매번 도마를 펴고 재료를 써는 것 자체가 번거로웠는데, 이 과정을 장 보는 날 하루로 몰아버리니 평소 요리 부담이 확 줄었습니다.

    밀폐용기도 크기를 통일해서 쓰는 게 도움이 됐습니다. 크기가 제각각이면 냉장고나 선반에 정리할 때 자리를 낭비하게 되는데, 같은 규격의 용기로 통일하니 쌓아서 보관하기도 편하고 공간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습니다.

    소분한 재료마다 라벨을 붙여두는 것도 나중에는 습관이 됐습니다. 냉동실에 넣어두면 나중에 무슨 재료였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날짜와 재료명을 간단히 적어 붙여두니 유통기한 관리도 되고 필요한 재료를 바로 찾는 데도 훨씬 수월했습니다.

    요약: 장 보는 날 재료를 한 번에 손질해서 소분해두면, 좁은 공간에서 매번 손질하는 부담 없이 인덕션에 올리기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조리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휴대용 인덕션 사용 시 화재 걱정은 없나요?

    A. 사용 중에는 자리를 비우지 않고, 주변에 불붙기 쉬운 물건을 치워둔 상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동 전원 차단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2. 환기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조리할 때는 창문을 열어두고, 냄새가 심한 요리는 되도록 날씨 좋은 날 창문을 활짝 열고 조리하는 편입니다.

    마치며

    부엌이 없다는 제약은 결국 물 관리, 도구 최소화, 재료 손질 방식을 바꾸는 걸로 대부분 해결됐습니다. 처음엔 배달에 의존하던 생활에서, 지금은 폴딩형 개수대와 세 가지 조리도구만으로도 웬만한 집밥은 직접 해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비슷한 구조에서 지내고 계신 분이라면, 도구를 늘리기보다 오히려 줄이는 쪽으로 접근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