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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원룸에 세탁기가 없다는 걸 계약서에 사인하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부동산에서는 "근처에 코인세탁소 많아요"라고 가볍게 넘겼는데, 막상 살아보니 빨래 하나 돌리는 게 매번 이렇게 번거로운 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몇 달은 매번 세탁물을 바구니에 담아 코인세탁소까지 걸어다녔고,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휴대용 소형세탁기를 하나 들였습니다. 두 가지 방식을 몇 달씩 번갈아 써보고 나서, 저한테는 어느 쪽이 더 맞는지 나름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그 비교 경험을 정리해봅니다.
1. 코인세탁소, 편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걸리는 부분들
코인세탁소의 가장 큰 장점은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형 세탁기라 이불 빨래도 부담 없이 돌릴 수 있고, 건조기까지 같이 있어서 빨래가 마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 처음엔 정말 좋았습니다. 집에서 널고 말리고 걷는 과정을 통째로 생략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몇 번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번거로운 지점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세탁물을 들고 왕복하는 일 자체가 생각보다 체력을 씁니다. 특히 이불이나 겨울 패딩처럼 부피가 큰 빨래는 한 번에 들고 가기도 힘들고, 세탁기가 다 돌아가는 동안 근처에서 기다리거나 다시 왕복해야 하는 시간 손실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주로 저녁이나 주말)에는 세탁기가 이미 다 차 있어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세탁물을 들고 나가야 할 때는 특히 더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매번 동전이나 카드 잔액을 챙겨야 하는 것도 은근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었고요.
또 한 가지는, 세탁물을 코인세탁소 대형 드럼에 다른 옷들과 섞어 넣는다는 게 생각보다 신경 쓰였다는 점입니다. 기계 자체는 세탁 전후로 관리가 되는 편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속옷이나 예민한 소재의 옷은 따로 손세탁하거나 집에서 처리하고 싶어졌고, 그러다 보니 결국 코인세탁소 하나로는 모든 빨래를 해결하기가 애매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2. 휴대용 소형세탁기로 바꾸고 나서 달라진 점
소형세탁기를 들이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빨래를 미루지 않게 됐다"는 점입니다. 코인세탁소를 다닐 때는 빨랫감이 어느 정도 쌓여야 "이제 갈 때 됐다"는 느낌으로 움직였는데, 집에 세탁기가 있으니 소량이라도 그때그때 돌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다만 처음 써보고 예상과 달랐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소형세탁기는 용량이 작아서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빨래 양이 제한적입니다. 티셔츠나 속옷 같은 가벼운 옷 위주로는 괜찮은데, 수건 여러 장이나 두꺼운 옷을 넣으면 세탁 후에도 헹굼이 덜 된 느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불이나 패딩처럼 부피가 큰 빨래는 여전히 코인세탁소를 이용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소형세탁기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나뉘었습니다.
또 하나 예상 못 했던 부분은 탈수 후에도 옷이 꽤 젖어있는 편이라 건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원룸 특성상 건조대를 펼 공간도 넉넉하지 않아서, 처음엔 옷이 마르는 데만 하루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항목에서 제가 나름대로 찾은 해결 방법을 같이 적어보겠습니다.
세제도 코인세탁소용과는 다르게 소용량 제품을 따로 챙겨야 한다는 점도 처음엔 번거로웠습니다. 대용량 세제를 쓰면 오히려 거품이 잘 안 헹궈지는 느낌이 들어서, 소형세탁기 전용으로 나온 소용량 세제나 액상 세제로 바꾸고 나서야 헹굼 문제가 어느 정도 나아졌습니다.
3. 좁은 원룸에서 빨래 말리기, 제가 실제로 바꾼 방법
건조 문제는 건조대 위치와 바람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꽤 개선됐습니다. 처음엔 창가 쪽에 건조대를 두고 창문만 살짝 열어뒀는데, 생각보다 마르는 속도가 느렸습니다. 그러다 서큘레이터를 건조대 아래쪽에서 위로 바람을 쏘는 방향으로 놓아봤더니, 확실히 마르는 속도가 빨라진 게 체감됐습니다.
옷 사이 간격을 넉넉하게 벌려서 너는 것도 은근히 중요했습니다. 빨래가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안쪽 옷은 계속 눅눅한 채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옷걸이 간격을 손 한 뼘 정도 벌려서 널었더니 훨씬 고르게 말랐습니다.
그리고 탈수를 한 번 더 돌리는 것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소형세탁기는 탈수력이 대형 세탁기보다 약한 편이라, 세탁이 다 끝난 후 빨래만 다시 넣고 탈수 코스만 한 번 더 돌리면 물기가 눈에 띄게 줄어서 건조 시간이 확실히 단축됐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두꺼운 수건류는 아예 다른 옷들과 분리해서 따로 너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수건은 물기를 오래 머금는 편이라 다른 옷과 같이 널면 그 주변 옷들까지 눅눅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수건만 따로 창가 쪽 가장 바람이 잘 통하는 자리에 몰아서 널고 나니 전체적으로 마르는 시간이 더 균일해졌습니다.
- 서큘레이터는 건조대 아래에서 위로 바람이 통하게 배치
- 옷 사이 간격을 손 한 뼘 정도 넉넉하게 벌려서 널기
- 탈수력이 약한 소형세탁기라면 탈수만 한 번 더 돌리기
4. 결국 저는 이렇게 나눠서 쓰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한쪽만 고집하지 않고, 빨래 종류에 따라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평소 입는 옷이나 속옷, 양말처럼 자주 나오는 소량 빨래는 집에서 소형세탁기로 바로바로 처리하고, 이불이나 패딩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운 건 한 달에 한두 번 코인세탁소에 몰아서 다녀옵니다.
혼자 살면서 빨래 양이 많지 않고, 자주 조금씩 세탁하는 편이라면 소형세탁기 쪽이 훨씬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반대로 빨래를 며칠에 한 번 몰아서 하는 스타일이거나, 세탁물 양 자체가 많다면 처음부터 코인세탁소 위주로 다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원룸에 세탁기 놓을 자리가 애매한 경우라면, 둘 중 하나를 정답으로 정하기보다는 본인 생활 패턴에 맞춰 섞어 쓰는 쪽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비용 면에서도 병행하는 쪽이 오히려 합리적이었습니다. 매번 코인세탁소를 이용했다면 누적됐을 비용을, 소형세탁기로 소량 빨래를 대체하면서 어느 정도 아낄 수 있었고, 대신 부피 큰 빨래만 코인세탁소로 몰아서 처리하니 세탁기 한 대를 새로 사는 것보다 초기 부담도 적었습니다. 처음 원룸에 세탁기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는 막막했지만, 막상 지내보니 오히려 두 가지 방식을 상황에 맞게 골라 쓰는 유연함이 생겼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소형세탁기 소음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제품마다 다르지만, 일반 세탁기보다는 조용한 편이고 저는 밤 늦게 돌려도 이웃 항의는 없었습니다. 다만 탈수 시에는 진동이 좀 있는 편이라 바닥에 수건을 깔아두는 걸 추천드립니다.
Q2. 코인세탁소 비용이 부담스러운데 매번 가야 하나요?
A. 매번 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처럼 평소엔 소형세탁기로 해결하고, 부피 큰 빨래만 모아뒀다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이용해도 충분했습니다.
마치며
세탁기 없는 원룸이라고 해서 반드시 코인세탁소만 다니거나, 소형세탁기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빨래 종류에 따라 나눠 쓰면서 각각의 단점을 서로 메우는 방식으로 정착했습니다. 아직 방법을 못 정하셨다면, 우선 소형세탁기 하나를 들여서 평소 빨래를 처리해보고 부족한 부분만 코인세탁소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시작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