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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2 게임 후기 (PvP 문제, 유저 이탈, 운영 실패)

by adg6072 2026. 3. 15.

아이온2

 

솔직히 저는 아이온 2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무너질 줄은 몰랐습니다. PvE 중심으로도 즐길 수 있을 것처럼 보였고, 던전 퀄리티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실제로 직접 플레이해 보니 전투 감각이나 기본 구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게임을 시작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치명적인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퀘스트 중 갑자기 상대 진영 고레벨 유저에게 맞아 죽는 순간, "PvP 안 해도 된다던 말은 뭐였지?"라는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지금 아이온 2는 일반적으로 기대했던 모습과 실제 게임 경험 사이의 격차가 너무 커서, 유저 이탈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PvP 문제: 말과 다른 실제 경험

일반적으로 아이온 2는 출시 전 PvE 친화적인 게임으로 홍보되었습니다. 공식 생방송에서도 "PvP를 하기 싫은 사람들은 안 해도 게임에 지장이 없다"라고 여러 번 강조했죠. 저도 그 말을 믿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다가 상대 진영 유저에게 죽는 순간의 스트레스는 몬스터한테 죽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여기서 '필드 PvP(Player versus Player)'란 정해진 전장이 아닌 일반 사냥터나 퀘스트 지역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유저 간 전투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런 필드 PvP가 '선택'이 아니라 '강제'가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고레벨 유저들이 상대 진영 저 레벨 지역으로 넘어가 어비스 포인트(Abyss Point)를 얻기 위해 쪼렙을 학살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어비스 포인트는 PvP 보상 시스템에서 핵심이 되는 화폐인데, 쪼렙을 죽여도 상당량이 지급되는 구조였던 겁니다. 시스템적으로는 가능한 행위지만,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게임을 시작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 된 거죠.

제가 직접 써봤는데, 퀘스트 진행 중 갑자기 화면이 어두워지면서 죽는 경험을 세 번이나 했습니다.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부활 지점으로 튕겨나갑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게임을 꺼버리게 됩니다.

NC는 이후 패치를 통해 PvP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하고 어비스 입장 시간을 조정했지만, 이미 초반 며칠 동안 '사다리 걷어차기'가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먼저 시작한 유저들은 충분히 어비스 포인트를 챙겼고, 뒤늦게 들어온 유저들은 아무것도 못한 채 학살만 당하는 구조가 굳어진 겁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이용자패널 조사).

유저 이탈: 어중간함이 부른 최악의 결과

아이온 2는 PvE 유저도, PvP 유저도 완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중간한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여기서 '유저 리텐션(User Retention)'이란 게임에 유입된 유저가 얼마나 오래 게임을 지속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게임을 시작한 사람 중 며칠 뒤에도 계속 접속하는 비율이죠.

아이온 2의 유저 리텐션은 초반부터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PvE를 원하는 유저는 갑작스러운 필드 PvP로 스트레스를 받고, PvP를 원하는 유저는 하루 30분이라는 제한 때문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제 경험상 이런 게임은 유저 수가 생명인데, 초반 서버 불공정 문제에 쪼렙 학살까지 겹치면서 "지금 시작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최소 100만 명 이상의 안정적인 유저 확보가 필요합니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7개월 차에 약 75만 명의 유저로 연 매출 4,000억 원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 게임은 뽑기 시스템이 있어 과금 유도가 강한 편입니다(출처: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반면 아이온2는 뽑기가 없고 과금 구조가 상대적으로 착한 편이라, 목표 매출인 5,900억 원을 달성하려면 유저 수가 훨씬 많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갔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 초반 서버 접속 불안정으로 공정한 출발선 자체가 무너짐
  • 먼저 들어온 유저는 어비스 포인트를 충분히 획득, 늦게 들어온 유저는 학살만 당함
  • "최초의 데바", "전설의 데바" 같은 랭킹 이벤트 보상을 노린 유저들이 불공정함에 이탈
  • 직장인 라이트 유저들이 수동 플레이 부담 + PvP 스트레스로 게임 포기

운영 실패: 소탐대실의 전형

일반적으로 NC는 리니지 시리즈로 PvP 중심 운영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아이온 2에서는 그 노하우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PvP를 완전히 없앨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전면 개방하자니 최근 트렌드에 맞지 않아 어중간하게 타협한 결과, 양쪽 모두를 놓쳤습니다.

여기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작은 이익에 욕심을 내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의미입니다. 아이온 2는 어비스 포인트라는 PvP 보상으로 단기 유저 활동을 유도하려 했지만, 그로 인해 신규 유저 유입이 막히면서 장기적인 게임 생명력을 스스로 깎아먹었습니다.

제가 TL(쓰론앤리버티) 때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유저 수를 늘려야 한다"고요. 마비노기 모바일이 운영 논란에도 불구하고 잘 나가는 이유는 유저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많으면 파티 구인도 쉽고, 경쟁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게임이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아이온 2는 초반부터 유저가 빠지기 시작했고, 일주일도 안 돼서 "망한 게임"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NC는 이후 긴급 패치로 PvP 시간을 제한하고 쪼렙 보호 구간을 확대했지만, 이미 이탈한 유저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던전 퀄리티나 전투 시스템은 분명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운영 방향 하나 잘못 잡아서 게임 전체가 무너지는 걸 보니, 게임은 기술만으로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정리하면, 아이온2는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게임이었지만 유저 경험 설계와 운영 판단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PvE 유저에게는 "안전하다"라고 말하고, PvP 유저에게는 "경쟁할 수 있다"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둘 다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결국 유저 수 확보에 실패하면서 뽑기 없는 과금 구조로는 목표 매출 달성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제 경험상 이 정도 분위기면 한두 달 안에 서버 통합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NC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아이온 2의 사례는 "게임은 출시가 아니라 운영"이라는 오래된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rDx2DYs2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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