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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룸 계약서에 사인하고 나서야 붙박이장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옷장을 따로 살 공간도 마땅치 않아서, 처음엔 압축팩에 옷을 다 눌러 담아 옷장 대신 써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계절 옷 정리할 때마다 꺼내고 넣는 게 너무 번거로워서 결국 행거를 하나 들였는데, 막상 써보니 행거도 나름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몇 달간 두 가지를 같이 써보면서 어떤 옷은 압축팩이, 어떤 옷은 행거가 더 맞는지 제 나름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1. 압축팩, 공간은 확실히 줄어드는데 손이 많이 갑니다

    압축팩의 가장 큰 장점은 부피가 압도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특히 패딩이나 니트처럼 부피가 큰 겨울옷을 압축팩에 넣고 청소기로 공기를 빼면, 원래 부피의 3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침대 밑 틈새 공간에 넣어두니 안 쓰는 계절 옷을 보관하는 용도로는 정말 효율적이었습니다.

    문제는 자주 꺼내 입는 옷을 압축팩에 넣어두면 오히려 불편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압축팩은 한 번 눌러 담으면 다시 열고 청소기로 공기를 빼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데, 하루 이틀 간격으로 꺼내 입는 옷에는 이 과정이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그리고 압축팩에서 막 꺼낸 옷은 눌린 자국이나 주름이 남아있어서, 다림질이나 스팀 작업이 한 번씩 더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압축팩을 계절이 지난 옷을 장기 보관하는 용도로만 쓰기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자주 입는 옷까지 압축팩에 넣으려던 처음 계획은 결국 실패했습니다.

    압축팩 크기 선택도 은근히 중요했습니다. 처음엔 큰 사이즈 하나에 옷을 몰아 담았는데, 그러다 보니 안에 있는 특정 옷 하나만 꺼내려해도 전체를 다 풀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계절별, 옷 종류별로 작은 사이즈 여러 개에 나눠 담았더니 필요한 것만 골라 꺼내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요약: 압축팩은 계절이 지난 옷의 장기 보관에는 효율적이지만, 자주 꺼내 입는 옷에는 매번 여닫는 번거로움과 주름 문제가 있어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2. 행거를 들이고 나서 자주 입는 옷 관리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행거는 걸어두기만 하면 되니, 압축팩과 정반대로 자주 입는 옷 관리에 훨씬 잘 맞았습니다. 아침에 뭘 입을지 고민할 때도 한눈에 옷이 다 보이니 고르는 시간도 줄었고, 세탁 후 바로 걸어두기만 하면 되니 정리하는 데 드는 시간 자체가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행거는 옷장처럼 먼지나 습기를 막아주는 기능이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몇 달 지나고 보니 옷 어깨 부분에 먼지가 얇게 쌓여있는 걸 발견했고, 장마철에는 옷에서 눅눅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후로는 행거에 커버를 씌우거나, 습기가 심한 시기에는 제습제를 옷 사이사이에 걸어두는 식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것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압축팩은 옷을 눌러서 부피를 줄일 수 있지만, 행거는 옷이 걸린 그대로의 부피를 차지하기 때문에 옷 양이 많아지면 방 안에서 행거가 차지하는 면적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결국 옷 양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 행거만으로도 여유 있게 관리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행거 종류에 따라서도 체감이 달랐습니다. 처음 산 저렴한 행거는 옷이 조금만 많아져도 봉이 휘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후 2단으로 된 튼튼한 행거로 바꾸고 나서는 이런 걱정 없이 옷을 걸 수 있게 됐습니다. 위아래로 공간을 나눠 쓸 수 있다는 점도 좁은 원룸에서는 꽤 유용했습니다. 하단에는 무거운 겉옷을, 상단에는 가벼운 셔츠류를 걸어두니 무게 분산도 잘 되는 편이었습니다.

    3. 지금은 이렇게 옷을 두 곳으로 나눠서 관리합니다

    결국 저는 계절과 사용 빈도를 기준으로 옷을 나눠서, 압축팩과 행거를 같이 쓰는 방식으로 정착했습니다. 지금 계절에 자주 입는 옷은 행거에 걸어두고, 지난 계절 옷이나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은 압축팩에 담아 침대 밑이나 수납장 위쪽에 보관합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둘을 서로 교체해주는 루틴도 생겼습니다. 환절기가 되면 행거에 걸려있던 지난 계절 옷을 압축팩으로 옮기고, 압축팩에 있던 다음 계절 옷을 꺼내 행거에 거는 식입니다. 처음엔 이 과정이 번거로울 것 같았는데, 반년에 한 번 정도만 하면 되는 일이라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옷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니트나 스웨터처럼 걸어두면 늘어나기 쉬운 옷은 압축팩보다는 개어서 서랍에, 셔츠나 재킷처럼 구김이 많이 가는 옷은 행거에 걸어두는 식으로 소재별 관리 방법도 자연스럽게 나뉘게 됐습니다.

    이렇게 자리를 잡기까지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침에 옷을 고르는 시간도 줄고 계절이 바뀔 때 옷 정리하는 스트레스도 훨씬 덜해졌습니다. 옷장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걸, 두 가지 방법을 나눠 쓰면서 알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이렇게 몇 달 써보면서 조금씩 조정해 가는 과정 자체가 자취 살림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요약: 자주 입는 옷은 행거에, 계절이 지난 옷은 압축팩에 나눠 보관하고 환절기마다 교체하면 두 방법의 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압축팩에 옷을 오래 보관하면 옷감이 상하지 않나요?

    A. 너무 오래(1년 이상) 압축된 상태로 두면 섬유가 눌린 채 굳는 느낌이 있어서, 저는 반년 정도마다 한 번씩 풀었다 다시 담는 편입니다.

    Q2. 행거가 넘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나요?

    A. 벽에 붙여서 배치하고, 무거운 겉옷은 아래쪽 봉에 걸어 무게중심을 낮추니 넘어지는 일이 훨씬 줄었습니다.

    마치며

    압축팩과 행거 둘 중 하나만 고집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자주 입는 옷은 행거로, 계절이 지난 옷은 압축팩으로 나눠서 관리하니 옷장 없는 원룸에서도 옷 정리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습니다. 아직 방법을 못 정하셨다면, 우선 지금 계절 옷만 행거에 걸어두고 나머지는 압축팩으로 시작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