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세이돈 키우기 제작자의 3년 만의 신작, 퇴마 운 빌 디펜스를 직접 플레이해 봤습니다. 처음엔 그냥 가볍게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전설 유닛이나 태초 유닛이 한 번씩 터질 때의 손맛이 생각보다 강해서 계속 다음 판을 누르게 되더군요. 이 게임은 단순히 운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소환 타이밍과 합성 순서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체감이 꽤 달라지는 구조였습니다.
직관적인 합성 시스템이 만드는 중독성
같은 유닛 세 개를 모아 상위 등급으로 합성하는 방식은 이미 많은 디펜스 게임에서 본 구조지만, 퇴마 운빨 디펜스는 여기에 '소환 레벨'이라는 개념을 더했습니다. 소환 레벨이란 유닛을 뽑을 때 더 높은 등급이 나올 확률을 올려주는 성장 시스템으로, 게임을 진행하며 골드를 투자해 단계적으로 올릴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초반엔 노말 유닛만 나오다가 소환 레벨을 올리면 희귀나 영웅 등급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저는 처음엔 무작정 유닛을 뽑기만 했는데, 몇 판 해보니 초반에는 합성을 아끼고 일단 필드를 채우는 게 더 안정적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다가 골드가 어느 정도 모이면 소환 레벨을 한 단계 올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합성을 시작하는 패턴이 효율적이었습니다. 이런 타이밍 조절이 단순해 보이면서도 판을 좌우하는 핵심이었습니다.
튜토리얼도 길지 않고, 복잡한 설명 없이도 "노말 깔고 → 전설 만들고 → 태초 뽑는다"는 흐름이 바로 보였습니다. 요즘 모바일 게임들이 시스템을 너무 많이 얹어서 초반 진입장벽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그런 부담이 적었습니다.
태초 유닛의 압도적인 존재감
퇴마 운빌 디펜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태초 유닛의 성능 차이였습니다. 태초 유닛이란 전설 등급 위에 존재하는 최상위 등급으로, 특정 조합의 전설 유닛 세 개를 모아야 소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디펜스 게임에서 최고 등급 유닛은 "좀 더 강하다" 정도인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의 태초는 판 자체를 뒤집어버리는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저승오리라는 태초 유닛은 거대한 낫을 소환해 범위 내 적들에게 공격력의 2만%를 가하는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2만% 란 기본 공격력을 200배로 증폭시킨다는 의미인데, 실제로 뽑아보니 웨이브가 밀리는 속도와 보스 정리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대미지 집계를 보면 저승오리 한 마리가 1,700억 이상의 피해를 넣는 반면, 같은 시간에 소환된 다른 태초 유닛은 30억 정도에 그쳤습니다.
저는 처음엔 불닭이라는 태초 유닛을 주력으로 쓰다가, 저승오리를 뽑은 뒤로는 완전히 전략을 바꿨습니다. 전설 단계까진 버티는 맛이라면, 태초는 터지는 맛에 가까웠습니다. 디펜스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후반의 시원한 파워감인데, 그 부분은 확실히 잘 살렸습니다.
퇴마 운빌 디펜스는 전투 외에도 각인, 유물, 모집 같은 보조 성장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각인이란 유저 레벨업을 통해 얻는 포인트로 전체 유닛의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올리는 시스템으로, RPG의 패시브 스킬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초반엔 공격력 +5% 정도라 체감이 약하지만, 여러 항목을 누적해서 올리면 전체 판의 안정감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유물 시스템도 흥미로웠습니다. 유물은 전투 중 랜덤으로 획득하거나 유물 티켓으로 뽑을 수 있는데, 각 유물마다 "전체 공격력 10% 증가", "웨이브 시작 시 엽전 획득" 같은 효과가 붙어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 유물을 대충 넘겼다가, 나중에 강화된 유물의 효과를 체감하고 나서야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모집 시스템은 일종의 뽑기인데, 일반적인 가챠와 달리 동그라미 방향으로 간 유닛만 획득하고 X자로 간 유닛은 놓치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처음엔 이 시스템이 낯설었지만, 몇 번 해보니 운 요소와 선택 요소를 적절히 섞은 구조라는 게 보였습니다. 이런 보조 요소들이 너무 복잡하게 꼬이지 않으면서도 "이번 판 끝나고 뭘 더 올리면 좋을지"가 계속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웨이브 템포와 개선이 필요한 부분
다만 가장 아쉬웠던 건 웨이브 템포였습니다. 한 판이 60 웨이브까지 이어지는데, 초반에 태초 유닛을 확보하고 핵심 유닛 레벨까지 올라간 판은 사실상 승패가 정해진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남은 웨이브를 끝까지 봐야 하는 시간이 조금 길게 느껴졌습니다. 2배속 기능은 있지만, 여기서 3배속이나 더 과감한 스킵 기능이 있었으면 훨씬 쾌적했을 겁니다.
또 하나 불편했던 건 배속 설정이 판마다 초기화된다는 점입니다. 저는 광고 제거를 구매해서 2배속을 상시로 쓰고 싶었는데,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다시 1배속으로 돌아가서 매번 눌러줘야 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부분이 반복되면 체감 피로도가 올라갑니다.
현질 구조도 약간 애매했습니다. 저는 다이아를 많이 구매했는데, 막상 다이아로 할 수 있는 게 골드 구매와 각성석 구매 정도였습니다. 핵심 성장 요소인 유물은 티켓으로만 뽑을 수 있어서, 다이아를 아무리 쌓아도 직접 뽑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과금 동선이 명확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퇴마 운빨 디펜스는 직관적인 합성 시스템과 강력한 태초 유닛의 존재감으로 디펜스 장르의 재미를 확실히 살린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웨이브 템포 조절과 배속 설정 유지 같은 부분은 개선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한 모드 같은 엔드 콘텐츠가 추가되면 더 오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세이돈 키우기 제작자의 팬이거나 가벼운 디펜스 게임을 찾는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