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초반에 가스레인지도, 인덕션도 아직 안 들여놓은 상태로 며칠을 버텨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짐 정리도 안 끝났고 화구를 어디에 놓을지도 못 정한 상태라, 일단 전자레인지 하나만 믿고 며칠을 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즉석밥이랑 냉동식품이나 데워 먹으면 되겠지 싶었는데, 실제로 며칠을 버텨보니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동시에 예상 못 한 한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 며칠간의 기록을 정리해봅니다.1. 첫째 날, 전자레인지만으로도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초반에는 즉석밥과 냉동 반찬, 냉동 만두 위주로 돌려 먹었는데 예상보다 만족스러웠습니다. 즉석밥은 데우는 시간만 잘 맞추면 갓 지은 밥과 큰 차이가 안 느껴졌고, 냉동 만두도 전자레인지 전용 찜기를 하나 사두니 물을 붓고 돌리기만 하면 ..
반지하 원룸에 이사 온 첫여름, 창문형 에어컨을 직접 설치하고 나서 며칠 뒤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에어컨이 고장 난 줄 알고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배수 문제였습니다. 반지하는 창문 위치나 바깥 배수로 높이가 일반 층과 달라서, 일반적인 창문형 에어컨 설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면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물이 새거나 고이는 문제 없이 잘 쓰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봅니다.1. 반지하에서 배수가 유독 문제가 되는 이유일반 층과 달리 반지하는 창문 아래쪽이 지면보다 낮거나 비슷한 높이인 경우가 많아서, 배수 호스로 흘려보낸 물이 다시 역류하거나 고이기 쉽습니다. 보통 창문형 에..
자취방을 구할 때 인덕션이 1구인지 2구인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혼자 사는데 화구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국이나 찌개를 끓이면서 동시에 밥을 짓거나 반찬을 볶는 게 안 되니까, 밥 한 끼 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길어졌습니다. 화구 하나로 순서대로 요리하다 보면 먼저 만든 음식은 식어가고, 나중에 만든 음식과 타이밍이 안 맞아서 결국 따로따로 데워 먹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몇 달 동안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보면서, 화구 하나로도 두 가지 요리를 그럭저럭 동시에 진행하는 저만의 순서를 찾게 됐습니다.1. 문제는 화구 개수가 아니라 순서였습니다처음엔 화구가 하나뿐이라 요리가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조리 순서를 잘못 짜고 있었던 것이..
이사 온 원룸에 세탁기가 없다는 걸 계약서에 사인하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부동산에서는 "근처에 코인세탁소 많아요"라고 가볍게 넘겼는데, 막상 살아보니 빨래 하나 돌리는 게 매번 이렇게 번거로운 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몇 달은 매번 세탁물을 바구니에 담아 코인세탁소까지 걸어다녔고,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휴대용 소형세탁기를 하나 들였습니다. 두 가지 방식을 몇 달씩 번갈아 써보고 나서, 저한테는 어느 쪽이 더 맞는지 나름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그 비교 경험을 정리해봅니다.1. 코인세탁소, 편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걸리는 부분들코인세탁소의 가장 큰 장점은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형 세탁기라 이불 빨래도 부담 없이 돌릴 수 있고, 건조기까지 같이 ..
청소기를 밀었는데 방금 지나간 자리에 머리카락이 그대로 남아있는 걸 보고 순간 멈칫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쓰는 건 보급형 라인의 스틱형 무선청소기인데, 산 지 1년 좀 넘었고 언젠가부터 흡입 소리가 예전만큼 세지 않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배터리 탓이겠거니 하고 넘기고 있었습니다. 완충을 해도, 흡입 모드를 최고로 올려도 달라지지 않길래 A/S 센터에 문의했더니 방문 점검비만 대략 2만 원 안팎에서 시작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정확한 견적은 기종과 증상에 따라 다르다고 하니 참고만 해주세요.) 일단 뜯어볼 수 있는 데까지는 직접 뜯어보자는 마음으로 시간을 냈고, 체감상 필터·롤러·단자까지 다 확인하는 데 대략 반나절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결국 부품 교체 없이 흡입력을 되살렸습니다. 저는 처음에 당연히..